인테리어를 시작하기 전만 해도
타일고르기가 이렇게 어려운 것인줄 몰랐다.
게다가 우리는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게도) 개성있는
타일을 이용하여 집을 꾸미려는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시작해서 남들 다하는 타일은 하기 싫었다.
하지만 이제 인테리어 할 주변인들을 보면
절대 타일부터 고르지 말라고
어차피 다 바꾸게 된다고 말리고 싶다 ㅋㅋ
이 타일 지옥의 시작은 어디였을까...
남치니의 안방 타일 결정장애부터였을까?
그라운드월 타일이 품절되었기 때문이었을까?
원래는 거실 화장실에 윤현상재의
ground wall light tip 타일과
신상품이었던 rockstone ivory를 매치하려 했다.
남치니의 안방 화장실은 타일 후보가
약 100번 정도 바뀌었지만
내 거실화장실은 마음먹고 한번도 한눈팔지 않았다.
다 완성되면 이런 느낌의 화장실이 될 것이라고
마음 두근두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주 월요일(12/20)
인테리어 공사 시작일이자 타일 주문날
그라운드월팁 타일이 모두 품절이 되어
내년 1월 중순 이후에야 붙일 수 있다고 했다.
사실 우리집은 공사가 급한 것은 아니기에
일정이 밀리는 것은 상관이 없었지만
그렇게 그 부분만 늦게 붙이게 되면 시공 하자라던지
욕실시공을 위해 완성된 거실을 지나야 하는 위험(자재운송중 찍힘 등)성이 있다고했다.
나에게 plan B는 없었는데 어쩌지!!!
아찔했다.
하필 이번주에 회사에서는 일폭탄이 떨어져
정신이 없었다 ㅠㅠ
이때부터 거실 화장실 타일 고르기 지옥이 펼쳐졌다.
1. 우드스틱 타일
대제타일의 인스타를 보고 반해서
아래 테라조와 위 우드스틱으로
딱 저렇게 하면 좋겠다 싶었는데
저 우드스틱 타일의 가격은 무려 헤베당 29만원..
(헤베 = 1제곱미터)
바로 out
대제타일의 우드스틱 타일을 포기하고 ㅠㅠ
담당업체 주임님이 샘플로 가지고 있던 우드타일과
아래 타일을 매칭해서
저렇게 많은 사진을 보내주셨다.
으아.. 너무 죄송했다.
하지만 사진을 찾아볼수록 우드스틱이 어쩔땐
이뻐보이고 어쩔땐 아니어서 고민이 되었고
주임님도 이거 말고 다른 타일을 추천해주셔서
이제 우드스틱타일 포인트는 byebye
2. 유로세라믹의 KB-Nature
두번째 후보는 내가 유로세라믹 홈페이지에서 보고
예쁘다고 생각한 KB-Nature 시리즈
주임님이 유로세라믹에 들러 사진도 찍어주셨다.
나는 괜찮았지만 남치니와 주임님 반응이 쏘쏘해서
이 아이도 미련없이 out
3. 윤현상재의 실키스톤 타일
실키 스톤 타일은 헤베당 74,800원이었는데
거실 화장실을 다 하려면 타일값만 약 200만원
이었지만 이제 더이상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타일 발주 빨리 안들어가면
다른 일정도 다 밀리고 돌이킬 수 없다고
남치니가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퇴근 후 감기는 눈을 부릅뜨고
윤현몰 타일을 뒤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타일고르고 이런게 너무 재밌었는데
이쯤되니 엄청난 노동이었다....
실키스톤은 자기 시리즈로 포인트 타일도 있고
(실키스톤 rigato) 완성된 사진도 넘 예뻤지만
내가 실물로 한번도 보지 못한 타일이라는게
너무 마음에 걸렸다.
타일이 사진으로 찍었을 때와
실제 보는게 얼마나 다른지
타일 투어를 다니면서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키스톤을 최종까지 고민했지만
결국 선택하지 못했다.
4. 윤현상재의 플로우 화이트 / 플로우 그레이지 / 플로우 베이지
플로우 시리즈는 내가 직접 보고 예쁘다고 한
타일이라 이것도 최종최종 후보까지 갔다.
그런데 이 타일을 하려면 반드시 600*1200 타일을
하는게 예쁘다고 하고,
타일이 그렇게 커지면 가격도 어마무시해지고
마침 플로우베이지는 또 품절이어서
포기하게 되었다.
나의 코딱지만한 거실화장실에
600*1200을 붙이는건 넘나 사치같았다.
5. 문스톤 화이트
원래 문스톤 화이트는 주방 타일로 붙이려 했다.
그런데 거실 욕실 타일 가격을 본의아니게
높게 잡아놓고 다른 타일을 보다보니
이 가격이면 그냥 문스톤으로 다 붙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문스톤 화이트를 붙인 화장실 인테리어
레퍼런스들을 보니
어머, 이건 꼭 해야돼! 이런 느낌이었다.
이미 주방타일로 발주해놓은만큼
재고도 있을 것 같았고...
게다가 남치니가 지난 토욜에 가서 보고 왔기 때문에
가장 기억도 따끈따끈 잘 났다.
윤현몰에서 계속 찾아보다보니
정말 고급지고 예뻤다 ㅎㅎㅎㅎ
그래서 결국 최종적으로 문스톤 화이트 결정! 탕탕!
결과적으로 문스톤은 원래 현관에 붙이려다가
주방으로 왔고, 주방에서 다시 욕실로 바뀌었다.
원래 첫번째 타일값이 277만원이었는데
남치니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서
안방 화장실을 요리조리 바꾸어
타일값이 221만원으로 낮아졌다가
최종적으로 원래 금액과 유사하게
265만원이 되었다.
그중 170만원을 거실화장실에 쓰는
호사를 누리게 되었다.
월요일부터 수요일 아침까지 전쟁이었고
남치니는 타일집착남이 되어
나는 회사에서 폰 볼 시간도 없는데
계속 타일사진을 보내고 고르라고 하고
발주 완료될때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다며
"타일 발주 다 된거죠?"를 외쳤다.
완전 타일집착남.....
Jolly holly christmas 노래 들으면서
졸리컷이란다 ㅋㅋ
이 소동에 주임님은 얼마나 힘드셨을지..
극혐 클라이언트가 아닐까 걱정이 된다.. ㅋㅋ
이제 타일은 정말 다 끝났으니
이게 전화위복이 되어 더 예쁜 결과가 나왔으면 한다.
그리고 개성있는 타일을 쓰고 싶다던
우리 계획은 어디가고,
윤현상재의 베스트만 모은 집이 되었다 ㅋㅋㅋㅋㅋ
덧)
남치니의 안방 화장실은
위는 체스보드 화이트 + 아래는 비켄디 아이보리
이렇게 고르게 되었다.
소라화이트에 매칭해보고, 테라조에 매칭해보고
체스보드타일도 여러가지 중에 고민해서
겨우 고르게 되었다 ㅎㅎㅎ
이런 레퍼런스로 위만 흰색 타일로 바뀌면 된다.
하.. 생각해보니 윤현몰이 없었으면 어쩔뻔 했는지
윤현몰이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 ㅠㅠ
(나중에 이 소동을 기억하지 못할까봐
기록해 놓는 타일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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